문장들은 가끔 날카로운 모서리를 품고 거실 안으로 밀려온다.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쏟아지는 말들은 식탁 위에 놓인 식은 국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리곤 한다. 대통령의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. 장기보유특별공제라는 길고 지루한 이름의 제도가 사라진다는 소식 뒤로 세금폭탄이라는 서늘한 단어가 뒤따랐다. 누군가는 그것을 폭탄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그것을 거짓 선동이라 말한다. 말과 말 사이에서 정작 집을 가진 이들의 불안은 그림자처럼 길게 늘어진다.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숫자로 치환될 때 삶의 무게는 조금 더 비릿해진다. 십 년 혹은 이십 년을 버텨온 시간의 대가가 폐지라는 두 글자로 요약될 때 사람들은 창밖의 풍경보다 통장 속의 숫자를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. 정치적 수사들은 공중에서 부딪히며 파편을 만들어낸다. 거짓 선동이라는 단어는 차가운 금속성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다. 그 소란 속에서 우리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부동산의 가치가 아니라 내일의 안온함이었을지도 모른다.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도시는 다시 소란스러운 불빛들을 켜기 시작한다. 말들은 여전히 허공을 떠돌고 우리는 각자의 거실에서 그 말들의 정체를 오래도록 곱씹는다.